재미있어서 알아본 방사능 렌즈/아톰 렌즈 이야기


요즘 소니의 a7시리즈를 비롯하여 고성능 미러리스의 등장으로 dslr에서는 호환성의 문제로 사용하기 어려웠던 올드렌즈들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고 합니다. 올드렌즈라 하면 필름 카메라 시절 쓰이던 20년 이상된 렌즈들을 이야기 하겠죠. 어차피 렌즈와 관련된 학문은 1900년대 초 완성이 되었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당시 렌즈들로도 아주 좋은 결과물들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특히 현대 렌즈들에 비교되는, 당시에는 단점으로 여겨졌던 보케와 플레어, 비네팅등을 개성으로 보게 되면서 렌즈의 복고 열풍이 돌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래된 수동렌즈에 대해 알아보다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제조된 상당량의 렌즈가 방사능 물질로 코팅되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일명 아톰렌즈라고 하죠. 요즘 방사능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생각하는 지를 고려하면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말만 들으면 엄청 섬뜩한 느낌이 듭니다. 방사능 물질로 코팅되다니! 사용하면 당장이라도 피폭되어 큰일이 날 것 같은 기분입니다. 실제로 초기형 슈퍼타쿠마 50.4를 구매하고 방사능 렌즈일 수 있다는 정보에 깜짝 놀라 얼마나 열심히 검색질을 했었는지(다행히 초기형에는 방사능이 없다고 합니다). 여러가지로 궁금해서 방사능 렌즈에 대해 찾아보았습니다.


렌즈에 토륨(방사성 물질)으로 코팅을 하다


렌즈는 굴절률이 높아야 좋습니다. 굴절률이 높을 수록 렌즈 자체의 곡률을 작게할 수 있고 얇으면서도 가벼운 렌즈를 제작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렌즈의 굴절률이 높아지면 동시에 파장에 따른 빛의 분산도 증가합니다. 빛의 분산이 증가하면 빛이 파장별로 굴절되는 정도가 달라 당연히 색수차가 심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토륨으로 렌즈를 코팅하면 색수차 정도는 유지하면서 굴절률을 증가시킬 수 있었다고 합니다. 토륨 코팅은 렌즈를 보다 가볍게, 작은 색수차를 가지도록 해준 것입니다. 1939년 자연 상태의 방사능 정도와 비슷했던 토륨 렌즈의 특허가 나왔구요, 당시 이는 획기적인 것이었으나 논란 또한 많았습니다. 허나 그 장점으로 인해 1949년에는 렌즈 코팅에서 토륨 포함 비율이 12%, 후에는 최대 28%까지 토륨 포함 비율을 높여 제조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토륨으로 코팅된 렌즈들은 당시 렌즈의 성능을 매우 크게 향상시켰고, 이들 중에는 현대의 렌즈들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것들도 있습니다. 1950년대부터는 토륨이 포함된 렌즈를 카메라 뿐 아니라 다양한 광학 기기에서 사용하게 되구요.



토륨 코팅 렌즈의 특징, 황변 현상


토륨이 많이 포함된 렌즈에서는 황변현상이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렌즈의 색이 노란색~갈색으로 변하게 되는 건데요. 토륨 비율이 높은 렌즈에서 감마선과 베타선의 영향으로 렌즈가 뿌옇게 변하며 빛의 통과를 감소시키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올드렌즈들 중에 적갈색을 띠는 것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결과물에 영향을 주겠죠. 황변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날씨 좋은 날 오랫동안 렌즈를 자외선에 노출시켜 놓으면 완화된다고 하니 참고하세요. 



방사능렌즈의 위험성


당연히 방사능 렌즈에 대한 가장 큰 궁금증은 그 잠재적인 위험성입니다. 아마 지금도 M42를 비롯한 저렴하고 성능 좋은 렌즈들을 구매할까 하다가 방사능 렌즈에 대한 글을 읽고 포기하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방사능 수치가 높아 인체에 유해할 정도였다면 제조 당시에도 더 큰 논란이 있었을 것이구요, 그동안 제조업자들이나 사용자들에게서도 관련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니 치명적인 위험을 주는 수치는 아님이 분명합니다. 여러 글을 참고한 결과 방사능 렌즈가 유의미한 유해성을 가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가장 방사능 수치가 높게 나타나는 렌즈 같은 경우도 렌즈에서 1cm만 떨어지면 수치가 반으로 줄고 10cm 떨어지면 자연상태와 같다고 하니까요. 

다만 크게 문제가 될 수 있는 경우는 아이피스에 방사능 렌즈가 사용되는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방사능 물질이 눈에 거의 접촉하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하면 각막에 큰 손상을 줄 수 있다고 하니 그런 일은 없어야겠죠. 실제 당시에 카메라 렌즈 뿐 아니라 아이피스 렌즈 용으로도 제작되었었다고 하니 이런 것들은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 수치들은 더 자세히 찾아 다음에 포스팅 해보도록 할게요. 

방사능 렌즈가 위험한가에 대한 개인적인 결론은 'NO'입니다. 그렇다면 방사능 렌즈를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역시 'NO'입니다. 여러 결과에서 방사능 렌즈가 유해성을 크게 갖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그 렌즈를 선택할 것인가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있겠죠?  


방사능 렌즈의 관리


비록 렌즈의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해도 직접적으로 신체와 접촉하는 일을 만들 필요는 없겠죠. 그래서 렌즈 필터를 장착하여 사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또한 렌즈에 기스가 나거나 파손이되서 토륨 물질이 흩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후드를 항상 장착해 렌즈를 보호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런 경우는 거의 없겠지만 렌즈가 파손되는 경우 매우 신중하게 청소를 하고, 피부가 베이거나 하면 흐르는 물에 씻어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일 없게 잘 관리해야겠죠? 그리고 조금만 떨어져도 수치가 많이 떨어진다 하지만 굳이 신체와 가깝게 혹은 아이들의 손이 닿는 곳에 두는 것은 좋지 않겠죠? 또한 렌즈를 청소하면 닦아낸 천은 바로 버리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이상으로 이름만 들어도 호기심이 가능 방사능 렌즈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수 일내에 방사능 렌즈 목록을 정리하여 포스팅할 계획입니다. 갖고 싶은 것 아니지만 어딘지 모르게 유니크하게 느껴지는 아톰렌즈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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