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입학 준비를 위하여 집을 구하러 서울에 발품 팔고 다녀왔습니다월세보다는 부담이 덜한 전세로 알아보려고 했는데요, 아무래도 이제 학생 신분이다 보니 등록금도 내야하고 긴축 재정에 돌입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으니깐요. 


그런데!! 아파트 전세보다도 원룸 전세는 조심해야 할 점이 많은 것 같아요. 



다행히 저는 덜렁덜렁하긴 하지만 부동산을 오랫동안 해오셨던 어무니와 함께 갔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꼼꼼히 찾아보고 방을 고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원룸 전세 구하기는 쉽지 않더라구요. 월세는 괜찮은데 전세는 아무래도 보증금이 높아 고려할 사항이 많으니 조심하세요. 보증금 못받고 우는 경우가 은근 많다고 합니다.


특히 지방에서 서울로 자취방을 구하러 오는 경우나 사회 초년생의 경우, 부모님 없이 혼자 구하러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많이 주의하셔야 할 것 같아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오늘 발품팔며 깨달은 원룸 전세 구하는 여러가지 팁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I. 어떻게 방을 찾을 것인가?

직방? 다방? 직거래? 부동산?

원룸, 어떤 매체로 구할까?



① 부동산 수수료를 아끼려고, 직거래?

물론 평범한 지역에서 일반적인 아파트를 직거래로 거래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월세든, 전세든요. 하지만 일반 대학가와 원룸촌에서는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 '대학별 커뮤니티/장터'를 통한 직거래가 많이 활성화되어 있는 것 같아요. 집주인 입장에서도 세입자가 들락날락할떄마다 부동산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 학생의 경우에 집값도 부담인데 수수료를 안내면 좋기 때문에 직거래를 선호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원룸 전세, 직거래 괜찮을까? 

제 생각은 NO!!입니다. 월세는 직거래로 계약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보증금이 높지 않거나 단기로 사는 경우 굳이 수수료를 안낼 수 있다면 안내면 좋죠. 하지만 전세는 위험해요. 아래 계속 설명하겠습니다.




② 편하게 사진 구경부터, 조건별 비교까지, 직방? 다방?

광고만 많이 보고, 이용은 처음해봤는데 정말 편하더라구요. 원하는 지역, 보증금 범위, 월세 금액, 층 조건을 설정해놓으면 그에 맞는 매물들이 쫘악~ 나타나죠.


아무래도 요즘 원룸같은 경우 직방이나 다방같은 부동산 어플이 매우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멀리있는 집을 구하거나 할 때는 미리 시세를 파악하기도 좋습니다. 저도 처음에 어플에 괜찮은 매물이 많길래 다 허위매물일거라 생각했어요. 근데 매물보고 부동산에 전화해서 매물번호 이야기하면 대부분 집을 보러 오라고 하더라구요. 관리가 되기 떄문에 허위 매물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어플을 맹신하고 바로 계약하시면 절대 안되요. 그 이유는 이따 말씀드릴게요.



③ 아무래도 현지 상황 전문가, 부동산?

사실 제일 편하고 정확한게 부동산에 가는거에요. 아무래도 현지 상황도 잘 알고, 원룸촌에서는 주인이 어떤 사람인지, 건물이 어떤 상황인지 제일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죠. 다만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는게 아니라 다 직접 방문해야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부동산마다 가지고 있는 매물도 많이 달라 발품을 심하게 팔아야 합니다. 




II. 원룸 전세를 찾을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은?

오늘의 포인트는 내 보증금의 안전성!!


1. 원룸 전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청결? 넓이? 옵션여부? 위치? 아니요. 다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낸 보증금이 얼마나 안전하게 보장되는가 입니다. 차라리 아파트 전세는 구하기 쉽습니다. 내가 들어갈 집의 등기부등본만 떼어보면 융자가 얼마인지 정확히 알 수 있고, 세입자가 나 한 명이기 떄문에 권리관계가 확실하고 세입자가 확정일자만 잘 받아놓으면 전세금이 보장될 가능성이 높죠. 하지만 원룸 전세의 경우는 상황이 많이 다릅니다. 등기부등본으로 내가 들어가는 건물에 융자가 얼마인지 안다 하더라도 전세 세입자가 나 한 명이 아니라 몇 명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기 때문에 건물이 압류당하거나, 경매에 넘어가거나 하는 경우 보증금이 보장되지 않을 위험이 큽니다. 나는 아니겠지 하고 안일하게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2. 또한 신림동 고시촌 주변같은 경우 월세 수입을 위해 무리하게 빚을 받아 건물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빚이 많고, 이를 막기 위해 무리하게 전세로 돌려막기(?)하는 건물들이 있는데 정말 위태위태 합니다. 부동산들을 돌아다녀보니 하나같이 그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껍데기뿐인 건물이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건물이 있으면 대부분이 월세로 굴러가야 안전한 건물인데 일부 건물의 경우 자금난으로 인해 대부분을 전세로 줘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해요. 어떤 건물은 30억인데 전세를 많이 줘서 5억 정도면 살 수 있게 많드는 경우가 있다고. 특히 팔기전에 그렇게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요. 제가 맘에 들었던 (베란다까지 있고 깨끗하고 넓은) 5000만원짜리 전세방이 있었는데 나중에보니 2월 말까지 건축비때문에 가압류가 잡혀있다고 하더라구요. 어플로 보고 연락해서 부동산 언니랑 같이 갔는데 얼떨결에 그런 집 계약했다가 가압류 안풀리면 이사도 못하고 나중에 골치아플 수 있어요.




3. 그래서!! 직방 다방의 위험성이 있는겁니다. 아무래도 그런 어플의 경우 사진과 가격으로 고르게 되기 때문에 집의 융자나 세입자 상태 등을 알 수가 없지요. 그리고 정확한 주소가 나오지 않기 떄문에 등기부 등본을 떼볼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잘 모르는 학생들이 깨끗하게 찍은 사진과 괜찮은 가격만 보고 "오 좋은데~"하고 덥석 계약하면 큰 일 나는겁니다. 아무래도 직방 다방으로 대부분의 영업을 하는 부동산의 경우 아무래도 겉보기에 좋아보이는 (위험한)매물을 올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죠. 솔직히 그런 어플로 고객을 모으려 일단 괜찮아 보이는 물건을 올려서 부동산으로 유인(?)할 필요가 있으니 저 같아도 일단 올려놓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물론 선량한 업자가 대부분이지만 어플 영업의 어쩔 수 없는 특징(겉보기 중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4. 그러면 그 건물의 재정 상태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100%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그 건물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것은 건물 주변에 있는 오래된 부동산입니다. 근처에 있는 부동산의 경우 한 건물을 전담으로 맡아 관리하는 경우가 많고, 집주인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몇 년동안 임대업을 하고 있는지, 월세랑 전세 비율은 어느 정도 되는지 등기부등본 같은 서류로는 알 수 없는 정보를 제공해주는 경우가 많죠. 그리고 그 지역에서 계속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무조건 계약을 시키는게 아니라, 손님이 보증금을 떼먹혔을떼의 책임 부담을 덜기 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건물 위주로 보여줍니다. 




5. 그런데 원룸의 경우 수수료가 높지 않기 때문에 부동산에서 대부분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물건을 위주로 보여주기 떄문에(그래야 양타로 수수료를 받으니) 다양한 선택권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 부동산끼리 매물 정보를 교환해서 보여주는 경우보다는 갖고 있는 매물로만 보여주더라구요. 





III.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원룸 전세 구하는 적절한 순서를 말씀드릴게요


①직방/다방으로 괜찮은 매물을 쫙 적어놓으며 시세를 파악한다. 

  


②직방/다방을 통해 두군데 정도 컨택하여 집을 보고 실제 매물 상태를 파악한다.


③맘에 든다고 함부로 OK하지말고 현지 부동산을 돌아 다니며 매물과 상황을 파악한다.


④직방/다방 부동산이던, 현지 부동산이던 다음과 같은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집 주인이 근처에 사는지, 관리한지 오래 되었는지, 그 건물에 월세 세입자가 많은지, 융자는 얼마나 되는지

(모든게 완벽할 수 없지만 융자많고, 전세도 많이낀, 집주인은 멀리살면서 건물만 빚으로 잔뜩 불려놓은 그런 집을 구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⑤중개사님께 꼬치꼬치 이것저것 구체적으로 물어보면서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보증금 안전성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구하는 사람 포인트가 그러하면 맞춰주게 되어있다. 무조건 엄청 깨끗한곳, 새 건물만 강조하면 아무래도 공인중개사 입장에서는 조금 불안하더라도 그런 매물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1순위를 계속 강조!!) 


⑥조금 까탈스럽게 보일지라도 안전 또 안전하게 집구하려고 화이팅 하시길 바랍니다. 크게 상관없다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막상 큰일나면 책임지게 되는건 자기 자신이니깐요. 보증금을 늦게 받아서 이사가야하는데 잔금을 못받게 되거나, 뭔일생겨서 집이 압류당하거나, 뭐 그런 일들 ㅠㅠ 돈없다고 보증금 늦게주는 사람들 생각보다 많다고 해요.




IV. 추가로 집보러 가서 고려할 부분


1) 물 틀어보고 수압이 잘 나오는지(확인 안했다가 수압 때문에 고생한 적 있음)

2) 관리비는 얼마인지 (인터넷, 가스, 수도, 전기 포함 여부/개별난방, 중앙난방)

3) 방음은 그래도 괜찮은지

4) 창문으로 우풍이 심하게 들어오지는 않는지

5) 도배 장판은 해줄 수 있는지 (한 지 오래됬으면 한번씩 물어보는 것이 좋다)

6) 고장난 것 있으면 미리 파악하고 주인이 고쳐줄 것인지

7) 화장실 곰팡이 (수리 안되면 실리콘이라도 새로 발라달라고)



학생들의 경우 세입자로서의 권리를 잘 못찾고 요구할 거 못하고 그냥 적당히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보일러 고장났는데 고쳐달라하기 어려워서 2달간 난방없이 산 적도 있거든요. 완전 바보같은 짓 ㅠㅠ 하지만 도배, 장판이 오래 되었거나, 화장실이 심하게 더러운 경우 먼저 얘기하면 생각보다 집주인들이 잘 고쳐주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런 것을 요구하는 것은 까탈스러운게 아니라 조금 꼼꼼한거니 괜히 쫄지 마시구요. (다만 전세 세입자는 월세 세입자보다 강하게 요구하기는 어렵고, 도배 장판같은 것은 스스로 하는 경우도 많음)



V. 참고: 2016. 02. 13 현재 신림동 고시촌 부근 전세 시세


전세난이 어마어마하다고는 하지만 서울대 부근 신림동 근처에는 생각보다 괜찮은 전세방이 많았습니다. 저도 처음 전화한 몇군데 부동산에서는 전세 아얘 없다고 했어요. 하지만 더 돌아다 보니 부동산 2개당 1개 정도씩은 전세 매물이 있더라구요(많지는 않음). 충분히 발품파시면 아래같은 시세에서 집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부동산 사장님 말씀이 전세 매물이 많지도 않지만 생각보다 찾는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다고. 


제가 발품팔아 알게된 신림동 고시촌 부근 전세 시세입니다. 반지하나 언덕, 버스 정류장에서 엄청 먼 곳들은 아얘 물어보지도 않았으니 아래 가격이 적당한 평균이라 보시면 되요. (봉천역이나 신림역 바로 주변은 좀 더 비싸겠죠?)


4000만원(5평 이내 작은 집 or 8평 정도면 위치가 좋지는 않은 집)  ~  5500만원(위치 좋은 집, 적당히 큰 집)

참고로 관리비: 5만원~8만원 가량까지 다양함(왠만하면 가스, 인터넷 포함된 집으로 구하세요.)


ㅎㅎ 저는 절약을 위해 전세 4000만원에 깨끗하지만 작은 집(그래도 셔틀버스 타는 곳 바로 앞)을 전기세만 내는 조건으로 구했답니다. 엄청 열심히 찾았어요. 아무리 인터넷 세상이지만 진짜 괜찮은 집은 발품팔아야 숨어 있어요. 천만(맞나ㅎㅎ) 1인 가구여 화이팅!!


아무튼 서울 라이프 기대되네용. 잘 살아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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